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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 신년사

필요한 것은 오직 조직된 힘,
투쟁하는 노동운동의 기풍을 복원하겠습니다.



조합원 여러분! 202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제4기 위원장으로 임기가 시작되는 첫 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매일매일 담금질하며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3년의 임기 동안 저에게 주어진 소명을 완수하기 위해 땀 흘리겠습니다. 현장을 강화하는 산별, 투쟁하는 노동운동의 기풍으로 사무금융노조의 새로운 10년을 열겠습니다.

대리주의 청산,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노동조합을 만들겠습니다.

무엇보다 노동조합의 근본부터 바로 세우겠습니다. 노동조합의 조직력은 조합원들이 민주적으로 각종 의사결정 과정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때 나오기 때문입니다. 간부들만의 노동운동, 대리주의로 점철된 노동운동을 이제 그만두어야 합니다. 조합원들이 활동하는 기초조직(분회)를 활성화하고, 교육과 토론 등을 통해 조합원들이 민주적으로 의견을 모아 나가는 사무금융노조를 만들겠습니다.

우리는 조합원의 목표와 요구를 쟁취하기 위해 ‘투쟁하는 조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조직력과 투쟁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저절로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닙니다. 지도력과 집행력을 강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학습하고 조직해야 합니다. 조합원들이 똘똘 뭉쳐 노조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일상 활동이 뿌리내릴 때 가능한 일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노동운동의 기본으로 돌아가기 위해 지난 8년을 쌓아왔는지 모릅니다. 사무금융노조가 기존의 사무금융연맹체제에서 산별로 전환된 지 8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느슨한 협의체 수준의 조직 역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동안 현장 지부와 조합원이 아닌 본조만의 사업, 간부 중심의 사업이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조합원 하나하나를 묶어 세워 만드는 조직된 힘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노동조합의 전부입니다.

문재인정부의 실정과 개악에 맞서겠습니다.

촛불 정신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국민들의 열망인 개혁과제를 버렸습니다.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였던 노동이사제는 이미 실종된 지 오래입니다. 인천공항공사를 찾아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겠다는 포부는 포말처럼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 밖의 모든 정책기조가 친재벌로 전환되었습니다.

재벌들을 향한 정책의 물꼬를 넓힐 것이 아니라 방향을 돌려 노동자·서민을 위한 정책의 물길을 만드는 것이 정부의 역할입니다. 그러나 문재인정부의 노동개악과 재벌 편애가 지금 불평등·양극화에 신음하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을 향하고 있는가? 부동산 폭등 등 가진 자들의 세상으로, 약탈적인 사회로 변질되고 있지는 않았는가?를 되돌아봐야 합니다. 혁신이라는 미명 아래 재벌의 편에서 노동자들의 고용을 불안하게 하고 있는 것이 현 문재인 정부의 현실입니다.

4월 총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사무금융노조의 정치적 영향력 역시 저 개인의 역량이 아닌, 4만 조합원의 단결된 힘에서 비롯됩니다. 4만 조합원들과 함께 정치방침을 토론하고, 논의하겠습니다. 민주노총과 사무금융노조의 정치적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4월 총선에 임하겠습니다.

미래 대응 전략을 마련하겠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환경 변화에 직면해 있습니다. 크게는 3가지 측면에서 변화의 물결이 한국사회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금융산업에도 디지털화에 따른 직무대체의 위험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비대면 계좌 개설은 일상화된 지 오래이고, 후선부서에서도 RPA 업무자동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의 변화’가 우리들의 고용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인구의 변화’ 역시 심상치 않습니다. 다가오는 2026년 한국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1%를 초과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합니다. 저출산의 여파로 신규 금융시장의 수요는 감소하고 있고,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증가 등 각종 복지 지출 등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 노동자들은 고령화에 따른 대책 마련에 미진한 실정입니다.

다가오는 2030년까지 지구의 온도가 1.5도 상승할 경우 우리 인류는 생존할 수 없을지 모릅니다. 지구온난화를 야기한 모든 배경에 자본의 이윤 추구가 있었고, 여기에 금융이 일조하고 있습니다. 자금을 중개하는 한국의 금융산업이 사회책임투자를 통해 ‘기후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다가오는 커다란 재앙을 막지 못할 것입니다.

기술과 인구, 기후의 변화와 금융이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습니다. 개별적으로 대응해서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수 있는 위기감을 갖고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대응 전략을 본조 차원에서 꼼꼼히 점검하고 만들어가겠습니다.

평등한 세상을 위해 노동해방의 길로 나아가겠습니다.

조합원 여러분, 저는 옮다면 뜻을 굽히지 않겠습니다. 노동조합은 조합원들의 권리와 이익만을 위해 투쟁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보다 민주적이며 모두가 잘 사는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투쟁하는 조직입니다. 그것이 곧 스스로를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현장만의 투쟁으로 해결하기 힘든 구조적인 문제인 비정규직, 빈부격차 해소, 사회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해 총연맹과 함께 투쟁하겠습니다. 더불어 행복한 공동체, 민주적이며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아울러, 사무금융노조는 투쟁하는 곳, 가장 어려운 곳으로 가장 먼저 달려가는 모범적인 산별노조로 나아가겠습니다.

2020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조직된 힘뿐입니다.

2020년 1월 1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 이재진